변증 1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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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의 이유

변증은 마음속에 주를 거룩히 모신 신자가 소망의 이유를 묻는 사람에게 온유함과 두려움으로 대답하는 일입니다. 변증은 믿음의 이유를 보이고 반론에 답하며 불신앙의 약점을 드러내지만, 복음과 성령의 일을 대신하지 않고 섬깁니다.

자리에 앉은 로마 총독 베스도 곁에 아그립바 왕과 버니게가 서 있고, 붉은 겉옷의 바울이 그 앞에서 손을 들어 자기를 변호하는 그림.
헨드릭 블루마르트, 〈바울과 아그립바 왕〉, 1635년 · 출처

대답할 것을 예비하라

베드로가 이 편지를 보낸 이들은 소아시아 여러 지방에 "흩어진 나그네"였습니다 (벧전 1:1). 이웃은 그들을 악을 행하는 자라고 비방했고 (벧전 2:12), 그들은 의를 위하여 고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베드로는 이렇게 씁니다.

오직 너희 마음속에서 주 하나님을 거룩히 구별하고 너희에게 너희 속에 있는 소망의 이유를 묻는 모든 사람에게 온유함과 두려움으로 대답할 것을 항상 예비하며 선한 양심을 가지라. 이것은 그들이 너희를 가리켜 악을 행하는 자라고 비방하다가도 그리스도 안에 있는 너희의 선한 행실을 거짓으로 비난하는 자들이 부끄러움을 당하게 하려 함이라.

벧전 3:15-16

순서가 중요합니다. 대답보다 먼저 마음속에 주를 거룩히 모시는 일이 있습니다. 변증, 곧 믿음을 변호하며 그 이유를 대는 일은 말재주에서가 아니라 예배에서 시작합니다. 그다음이 대답이고, 그 대답은 모든 신자가 늘 준비할 일입니다. 대답하는 태도도 명령의 일부입니다. 여기서 두려움은 사람을 겁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입니다. 존 웨슬리는 온유하라는 말에 "분노는 여러분의 영혼뿐 아니라 여러분의 일에도 해를 끼치기 때문입니다"라고 덧붙입니다 웨슬리. 끝으로 선한 양심과 선행, 곧 삶이 대답을 뒷받침합니다.

이 과정의 표어 ‘Ratio spei’는 라틴어 불가타 성경이 이 구절의 ‘이유’를 ratio로, ‘소망’을 spes로 옮긴 데서 온 말로, ‘소망의 이유’라는 뜻입니다. 그 소망은 이론 하나가 아니라,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주신 "산 소망"입니다 (벧전 1:3).

아폴로기아, 법정의 대답

감옥 창으로 든 빛 아래 늙은 바울이 짚 깔린 침상에 앉아 손을 입가에 대고 생각에 잠겨 있고, 곁에 칼과 책이 놓여 있다.
렘브란트, 〈감옥의 성 바울〉, 1627년 · 출처

베드로가 ‘대답’이라고 쓴 말은 헬라어 입니다. 흔히 고소당한 사람이 재판정에서 자기를 변호하는 말을 가리켰습니다. 베스도 총독은 피고가 원고들 앞에서 "자기를 위해 답변할 자유"를 갖기도 전에 그를 내어 주는 것은 로마 사람의 법이 아니라고 말하고 (행 25:16), 바울은 아그립바 왕 앞에서 같은 뿌리의 동사로 자기를 변호합니다 (행 26:2). 갇힌 몸이 된 바울은 자기 일을 "복음을 변호하고 확증하는 일"이라 부르고 (빌 1:7), 사랑으로 하는 이들은 그가 "복음을 변호하기 위해 세워진" 줄 안다고 합니다 (빌 1:17). 흠정역이 이 말을 ‘변호’와 ‘답변’으로 옮긴 데서 보듯, 뜻은 핑계를 댄다는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가려 밝힌다는 것입니다.

2세기에 그리스도인들이 신들을 섬기지 않는 무신론자라는 비난과 근거 없는 소문에 시달릴 때, 글로 신앙을 변호한 이들이 있었습니다. 150–155년 무렵 황제에게 글을 보낸 유스티누스, 177년 무렵의 아테나고라스, 197년 무렵의 테르툴리아누스입니다. 이런 글을 ‘변증서’라 하고 그들을 변증가라 부르는 것도 이 말에서 왔습니다 (초대 교회의 변증가들 과). 기독교 신앙이 참되고 믿을 만한 이유를 밝히고 반론에 답하는 신학의 갈래를 변증학이라 부릅니다.

미국의 신학자 존 프레임은 변증이 하는 일에 세 면이 있고, 그 하나하나가 다른 둘을 품는다고 봅니다. 믿음이 참되다는 이유를 보이는 ‘증명’, 믿음에 대한 반론에 답하는 ‘변호’, 믿지 않는 생각이 스스로 안고 있는 약점을 드러내는 ‘공격’입니다 존 프레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변증. 이 세 면은 어느 방법을 따르든 쓸모가 있습니다. 그러나 변증에는 한계도 있습니다.

또 나의 말과 나의 복음 선포를 사람의 지혜의 유혹하는 말들로 하지 아니하고 성령과 권능을 실증함으로 하였으니 이것은 너희의 믿음이 사람들의 지혜 안에 서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의 권능 안에 서게 하려 함이라.

고전 2:4-5

믿음이 기댈 곳은 논증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예수께서는 성령께서 오시면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꾸짖으시리라"고 하셨습니다 (요 16:8). 변증은 걸림돌을 치우고 복음을 들을 길을 닦을 수 있지만, 복음을 대신하지 못하고 사람을 새롭게 하시는 성령의 일을 대신하지도 못합니다. 변증은 복음을 섬깁니다.

여러 길

변증가들은 같은 일을 하면서도 어디서 출발하느냐를 두고 길이 갈립니다. 이 과정에서 차례로 살필 다섯 길은 이렇습니다.

길어떻게 변증하는가대표하는 이
고전 변증먼저 성경에 기대지 않고 이성과 창조 세계에서 하나님이 계심을 보이는 자연 신학으로, 다음에 역사의 증거로 그리스도를 보인다토마스 아퀴나스, 윌리엄 레인 크레이그
증거 변증부활 같은 역사의 증거에서 바로 출발해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함께 가리킨다B. B. 워필드, 게리 하버마스
전제 변증믿는 이와 믿지 않는 이가 하나님을 전제하지 않고 함께 설 중립 지대는 없다고 보고, 이성과 도덕은 성경의 하나님을 전제할 때에만 설명된다는 것을 보인다코넬리우스 반 틸, 그레그 반센, 존 프레임
개혁파 인식론하나님을 믿는 믿음은 기억을 믿거나 다른 사람에게도 마음이 있다고 믿는 것처럼 논증 없이도 합리적일 수 있다고 본다앨빈 플랜팅가,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누적 논증여러 실마리를 함께 모아 기독교가 세상과 삶을 가장 잘 설명한다고 본다베이질 미첼, C. S. 루이스, 팀 켈러

이 길들은 서로를 비판하기도 합니다. 같은 개혁파 안에서도 워필드와 반 틸은 믿는 이와 믿지 않는 이가 함께 서는 바탕을 두고 길이 갈렸습니다. 워필드는 둘이 증거를 따질 수 있는 이성을 함께 가졌고, 성령께서는 증거를 떠나서가 아니라 증거와 함께 믿음을 주신다고 보았습니다. 그를 고전 변증의 대표로 꼽는 책도 있습니다. 반 틸은 둘이 같은 하나님의 세계에 살지만 중립적인 출발점은 없다고 보았습니다. 사람의 생각은 하나님께 복종하든지, 스스로를 마지막 판단자로 삼든지 둘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은 각 길을 그 길을 걷는 이들의 말로 듣고, 그 장점과 다른 길의 비판과 그에 대한 대답을 함께 살핍니다. 어느 하나를 고르지 않고, 서로 보완하는 길로 봅니다. 그 이야기는 고전 변증과 증거 변증 과부터 이어집니다.

대화에서

노란 겉옷의 흰 머리 베드로와 붉은 겉옷에 칼을 든 바울이 나란히 서서, 바울이 손을 내밀어 말하고 베드로가 귀 기울입니다.
엘 그레코, 〈성 베드로와 성 바울〉, 1590–1600년 · 출처

변증에는 물러서지 않는 단단함이 있습니다. 유다는 "성도들에게 단 한 번 전달된 믿음을 위해 너희가 힘써 싸우라"고 권하고 (유 1:3), 바울은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께 순종하게 하며"라고 말합니다 (고후 10:5). 그러나 사로잡을 것은 생각이지 사람이 아닙니다. 같은 바울이 이렇게 씁니다.

주의 종은 결코 다투지 말아야 하며 모든 사람에게 부드러우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인내하며 스스로 반대하는 자들을 온유함으로 일깨워 주어야 하리라. 혹시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회개를 허락하사 진리를 인정하게 하시리니

딤후 2:24-25

변증은 교회 안의 사람들을 위한 일입니다. 유다서는 "어떤 사람들은 불쌍히 여기고"라고 합니다 (유 1:22). 오늘날 많은 번역은 이 사람들을 의심하는 이들로 옮깁니다. 믿는 이에게도 물음은 찾아오며, 그 물음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의심해도 괜찮은가?). 그리고 이웃을 위한 일입니다. 바울은 밖에 있는 자들을 향해서는 지혜롭게 걸으라고 한 뒤 "너희 말을 소금으로 간 맞추어 항상 은혜롭게 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각 사람에게 어떻게 마땅히 대답해야 할지 알게 되리라"고 합니다 (골 4:6).

대화에서 이것은 먼저 듣는다는 뜻입니다. 같은 물음이라도 어떤 이는 생각에서, 어떤 이는 아픔에서 묻습니다. 그 사람에게 맞는 대답을 하려면 그가 무엇을 묻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고 알아보겠다고 해도 됩니다 (새가족 과정의 복음을 나누기 과). 매튜 헨리의 말처럼 "우리는 온유함과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우리의 종교를 변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매튜 헨리.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우리는 소망을 증언하고, 사람의 마음을 여는 일은 하나님께 맡깁니다. 다음 과 믿음과 이성에서는 믿음이 이성과 어떤 관계인지 살핍니다.

연습

  1. 연습 1 / 7

    헬라어 아폴로기아는 흔히 어떤 말을 가리켰습니까?

  2. 연습 2 / 7

    베드로전서 3:15에서 소망의 이유를 대답하는 일보다 먼저 오는 것은 무엇입니까?

  3. 연습 3 / 7

    존 프레임이 말한 변증의 세 면 가운데, 믿음에 대한 반론에 답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4. 연습 4 / 7

    고린도전서 2:4-5와 요한복음 16:8이 변증에 대해 가르쳐 주는 것은 무엇입니까?

  5. 연습 5 / 7

    이 과정에서 살필 길 가운데, 먼저 이성과 창조 세계에서 하나님이 계심을 보이고 다음에 역사의 증거로 그리스도를 보이는 두 걸음의 길은 무엇입니까?

  6. 연습 6 / 7

    디모데후서 2:24-25에 따르면 주의 종이 거역하는 이를 대하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7. 연습 7 / 7

    교회의 한 친구가 믿음에 대한 물음 때문에 괴로워한다고 털어놓습니다. 이 과의 가르침에 맞는 태도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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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 존 프레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변증 — 1994년. 반 틸의 전제 변증을 이어받되, 증거와 논증도 그 안에서 쓸 수 있다고 보며, 변증을 증명, 변호, 공격의 세 면으로 본다. 모든 논증은 마지막 기준을 전제하므로 어느 정도 순환하지만, 좁은 순환이 아니라 넓은 순환, 곧 많은 증거를 끌어오는 논증이어야 한다고 한다.

성경과 교회의 신경, 교부와 신학자와 철학자들의 글을 바탕으로 한 강의입니다. 변증의 여러 방법과 논증, 반론을 그 주장하는 이들의 말로 공정하게 소개하며, 어느 한 방법만을 옳다고 하지 않습니다. 성경 인용: 킹제임스 흠정역(그리스도예수안에).